YCY교육포럼 번개팅 좋아 좋아 아주 좋아 > 칼럼

본문 바로가기

홈 오피니언 칼럼

YCY교육포럼 번개팅 좋아 좋아 아주 좋아

윤치영 입력 2026.10.27 08:57 댓글 0개

기사 본문

YCY교육포럼 번개팅 좋아 좋아 아주 좋아


“오늘 삼겹살 어떠십니까? 시간 되시는 분들은 탄방동으로 오십시오. 제가 모시겠습니다.”

모처럼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바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고 싶었다. 얼굴을 마주하고, 고기를 굽고, 별것 아닌 이야기에 함께 웃는 시간. 거창한 행사는 아니어도 그런 자리가 문득 그리워지는 날이 있다.

사람을 모으는 데 꼭 대단한 명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하면 된다. 밥 한 끼 함께하고 싶으면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된다. 그렇게 시작한 YCY교육포럼 번개팅이었다.

약속 시간이 되자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들었다. 불판 위에서는 삼겹살이 익고, 테이블 위에서는 이야기가 익었다. 처음에는 안부를 묻더니 어느새 웃음소리가 고기 굽는 소리보다 커졌다.

고깃집에서는 사람의 또 다른 면모가 보인다. 말없이 고기를 뒤집는 사람, 잘 익은 고기를 남의 접시에 먼저 놓는 사람, 상추가 떨어지면 슬쩍 더 가져오는 사람. 평소에는 말이 적던 사람도 누군가의 빈 잔과 빈 접시를 누구보다 먼저 살핀다.

그날 우리가 먹은 삼겹살은 무려 24인분이었다. 계산은 40만 원. 함께 먹으니 젓가락도 부지런했다. 나는 흐뭇했다. 초대한 사람으로서 잘 먹는 모습만큼 반가운 풍경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 오늘 한번 제대로 모셨네.’

속으로 혼자 뿌듯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그날 아무도 대접하지 못했다.

계산을 하려는데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한동욱 회장이 소리 소문 없이 먼저 계산해 버렸다. 지갑을 꺼내기도 전에 상황이 종료됐다.

초대장은 내가 보냈고, 생색도 내가 냈는데, 돈은 그가 냈다.

아니, 이런 반전이 있나.

보통 계산대 앞에서는 작은 실랑이가 벌어진다.

“오늘은 제가 냅니다.” “아닙니다. 지난번에도 내셨잖아요.” “다음에 사세요.”

서로 카드를 내밀고 손을 밀어내다 보면 식사보다 계산에 더 많은 힘이 들어갈 때도 있다. 그런데 한 회장은 그런 장면조차 만들지 않았다. 내가 주인 노릇을 하는 동안 조용히 자기 몫 이상의 마음을 보태 놓은 것이다.

고기를 가장 많이 구운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흐릿해도, 그 순간의 당황스러움은 또렷하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이걸 어쩌나~♡”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날 사람들을 모았다고 여겼다. 그런데 모임을 따뜻하게 만든 것은 내가 보낸 초대장 한 장만이 아니었다. 시간을 내어 와준 사람, 옆자리의 말을 들어준 사람, 고기를 구운 사람, 조용히 계산한 사람의 마음이 함께 놓여 있었다.

모임이 잘되면 흔히 누가 주최했는지를 먼저 묻는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주최자의 이름보다 그 자리에서 받은 작은 배려일 때가 많다.

“그날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더라.” “내가 늦게 왔다고 고기를 따로 남겨 놓았더라.” “돌아가는 길에 잘 들어갔느냐고 전화가 왔더라.”

이런 기억이 다음 만남의 이유가 된다.

물론 계산한 사람이 언제나 가장 큰 마음을 낸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형편은 저마다 다르고,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 누군가는 밥을 사고, 누군가는 시간을 내고, 누군가는 지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중요한 것은 내 앞에 앉은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기꺼이 내어놓는 마음이다.

식사를 마치고 2차는 ‘쉘브르7080’으로 향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는 송미자 님이 양보해 주셨다. 자기 뜻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도 있었을 텐데, 함께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한발 물러서 주셨다. 그 모습도 참 보기 좋았다.

계산을 먼저 한 마음과 자기 뜻을 잠시 내려놓은 마음. 모양은 달랐지만, 덕분에 자리는 편안하게 이어졌다.

우리는 양보하면 내가 조금 손해 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즐거운 모임에서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한 사람이 한발 물러서면 분위기는 오히려 한 걸음 앞으로 간다. 내 주장을 조금 덜었을 뿐인데 함께 웃을 시간이 더 생긴다.

반대로 누구나 자기 말만 하고, 자기 뜻대로 하려 들면 어떨까. 배는 부르게 먹었는데 마음은 허기진 채 헤어질 수도 있다. 잘 먹었다는 말은 남아도 다시 만나자는 마음은 남지 않는다.

스피치를 오래 가르치며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그러나 오래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말솜씨만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자기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도 좋지만, 남의 이야기가 빛나도록 들어주는 사람이 더 반가울 때가 있다.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다른 사람이 편하게 웃도록 자리를 내주는 사람도 꼭 필요하다.

그날 한동욱 회장은 계산대로 걸어갔고, 송미자 님은 자기 뜻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두 사람 모두 긴 설명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짧은 행동들을 보고 또 하나 배웠다. 사람의 마음에 남는 말은 때로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집으로 돌아가며 초대장을 보낼 때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제법 근사한 말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내가 더 많이 대접받았다. 돈을 아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반가운 얼굴을 만났고, 웃음을 얻었고, 사람을 대하는 마음까지 배웠다.

다만 다음번에는 조금 서둘러야겠다. 한 회장보다 먼저 계산대에 도착하려면 고기가 익는 속도보다 내 발걸음이 빨라야 할 듯하다.

물론 그것도 장담은 못 한다. 내가 고기 한 점 집는 사이에 그가 또 계산을 끝내 놓을지 모르니까.

삼겹살 24인분, 40만 원.

영수증에는 고깃값만 찍혔겠지만, 내 기억에는 사람들의 얼굴이 남았다. 배부르게 먹은 것은 고기였고, 오래 두고 꺼내 볼 것은 그날의 마음이었다.


글/화술경영가 윤치영박사

#대전스피치 #대전스피치학원 #대전면접 #대전면접학원 #대전스피치교육 #대전스피치강의 #윤치영박사


9953a3035857e312378a2217d4daf6b3_1793059020_9723.jpg
 

hanbitinews@naver.com 

저작권 Ⓒ (한빛국제뉴스)무단전재 및 재 배포 금지

후원:(하나은행)702-911245-65807 예금주:한빛국제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