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com, pub-1305010350892258, DIRECT, f08c47fec0942fa0

실패하라, 꿈을 놓지마라, 감사하라, 도와줘라 > 칼럼

본문 바로가기

홈 오피니언 칼럼

실패하라, 꿈을 놓지마라, 감사하라, 도와줘라

윤치영 입력 2026.10.22 09:14 댓글 0개

기사 본문

실패하라, 꿈을 놓지마라, 감사하라, 도와줘라


아침에 문득 배우 덴젤 워싱턴의 대학 졸업식 연설이 떠올랐다. 그는 2011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졸업식에서 실패를 감수할 용기와 ‘앞으로 넘어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넘어지는 순간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말을 곱씹다가 나도 모르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꽤 넘어졌구나. 다행히 넘어질 때마다 무언가 주워 들고 일어났네.’

그중 하나가 책이었다.

큰 실패 앞에서 나는 글을 썼다. 잘나가서 성공담을 정리한 것이 아니었다. 흔들리는 나를 붙잡고, 흐트러진 생각을 추슬러 보려고 썼다. 그렇게 쓴 책이 을유문화사를 통해 출간한 『인생을 바꾸는 7가지 성공에너지』다. 

인생이 참 묘하다. 성공했더라면 바빠서 쓰지 못했을 책을 실패했기에 쓰게 되었다. 당시에는 내 앞길을 가로막은 사건이라고 여겼는데, 돌아보니 내 안에 있던 말을 세상 밖으로 밀어낸 사건이기도 했다.

넘어졌더니 책 한 권이 나왔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실패가 낭만적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궁핍은 궁핍이었고, 막막함은 막막함이었다. 눈물 젖은 빵을 먹는 동안에는 문학적인 감상에 젖을 여유가 없다. 당장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걱정해야 한다.

다만 그 시간을 통과하며 배운 것이 있다. 간절한 사람의 표정이 어떤지, 도움을 청하는 한마디를 꺼내기까지 얼마나 망설이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나를 찾아오는 사람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면, 말의 내용만 들리지 않는다. 그 말을 꺼내기까지의 마음도 헤아려 보게 된다.

내가 치른 수업료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쓰이고 있으니, 아주 헛돈을 쓴 것은 아닌 셈이다. 그래도 인생 선생님께 부탁하고 싶다.

‘다음 수업부터는 수업료를 조금만 낮춰 주십시오.’

스피치를 지도하다 보면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자주 만난다. 머릿속에는 할 말이 있는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틀리면 어쩌나, 순서를 잊으면 어쩌나,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면 어쩌나. 말하기도 전에 마음속 심사위원들이 줄줄이 불합격 판정을 내린다.

그럴 때 나는 외친다.

“아웃풋을 두려워 말고, 일단 내질러라!”

우선 소리를 내야 어디에서 막히는지 알 수 있다. 문장이 길면 줄이고, 근거가 부족하면 채우고, 목소리가 작으면 다시 내보면 된다. 머릿속에서 백 번 잘한 말보다 입 밖으로 꺼낸 서툰 한마디가 다음 연습의 방향을 더 분명하게 알려 준다.

가령 이런 장면을 상상해 보자.

한 사람이 스피치 수업에 와서 말한다.

“박사님, 저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다가 실수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비결을 물었더니 대답이 뜻밖이다.

“사람들 앞에서 말해 본 적이 없거든요.”

실수 없는 경력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웃고 넘어갈 일만은 아니다. 우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보호하고 있지는 않은가. 거절당하지 않으려고 부탁하지 않고, 평가받지 않으려고 도전하지 않고, 틀리지 않으려고 입을 다문다.

그러다 보면 실수는 줄겠지만, 해낸 일도 함께 줄어든다.

물론 내지르라는 말에도 분별은 필요하다. 읽고, 듣고, 생각하며 쌓은 인풋을 말과 행동으로 꺼내 보라는 뜻이다. 모르는 것까지 아는 척하거나 상대의 시간을 잊고 혼자 마이크를 붙들라는 말은 아니다. 나 역시 과유불급을 경계한다. 말문이 열리는 것은 반갑지만, 열린 말문을 닫을 줄 아는 것도 실력이다.

나는 지금도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가 있다. 그래서 평생현역으로 산다.

배우고 싶은 것이 있고, 쓰고 싶은 글이 있고, 더 잘 돕고 싶은 사람이 있다. 오늘 한 수업을 돌아보며 다음에는 어떤 설명을 보탤지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일의 반복으로 보일지 몰라도, 내게는 매번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일이다. 같은 질문을 가르쳐도 답하는 사람의 사연은 같지 않다.

그 덕분에 아침에 눈을 뜨면 감사할 일이 먼저 떠오른다.

오늘 하루가 주어져서 감사하다. 할 일이 있어서 감사하다. 만날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다. 나를 찾아와 자신의 고민을 꺼내 놓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감사하다.

요즘은 감사 목록에 뜻밖의 항목 하나가 추가되었다.

배가 접힌다.

예전에는 운동화 끈을 매려고 허리를 숙이면 배가 먼저 버텼다. 끈 하나 묶는 데 호흡부터 가다듬어야 했다. 그런데 체중 관리를 하는 요즘, 배가 폴더폰처럼 접히기 시작했다. 남들은 신형 휴대전화의 접히는 화면에 감탄하지만, 나는 내 배가 접히는 것이 더 신기하다.

젊을 때는 복이 들어오기를 바랐는데, 요즘은 복부가 들어가는 것도 복이다.

이런 작은 변화를 발견하고 웃을 수 있으니 하루가 제법 괜찮다. 감사는 반드시 거창한 사건을 기다려야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어제보다 조금 편해진 몸, 무사히 마친 수업, 반갑게 건네받은 인사 속에도 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큰 감사는 내가 배운 것을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면접을 앞두고 굳어 있던 얼굴이 조금씩 펴지는 모습을 본다.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던 사람이 문장을 끝까지 마치는 순간을 만난다. 그럴 때면 내가 오랜 시간 이 일을 해 온 보람을 느낀다.

책을 쓰며 나를 추슬렀던 경험이 이제는 다른 사람의 말을 정리하는 데 쓰인다. 실패하며 배운 간절함이 누군가를 한 번 더 기다려 주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내 인생에서 쓸모없다고 여겼던 시간에도 뒤늦게 맡을 일이 생긴 것이다.

‘박수받는 스피치, 박수받는 인생.’

내가 오래 품어 온 말이다. 여기에 이제는 존경받는 인생이라는 소망도 보태 본다. 존경은 내가 달라고 청한다고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오늘 찾아온 사람의 필요를 살피고, 그에게 도움이 될 일을 성실하게 하는 날들이 먼저 쌓여야 할 것이다.

내 삶의 지침은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기뻐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찾아온다는 뜻이다.

그러니 오늘 내 앞에 앉은 사람부터 잘 만나려 한다. 잘 듣고, 필요한 말을 건네고,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 함께 기뻐하려 한다. 나 역시 즐겁게 일하고 싶다. 가르치는 사람이 자기 일을 즐길 때 수업에도 온기가 돈다.

앞으로도 실패를 반길 자신은 없다.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 다만 실패가 찾아왔을 때 내 인생 전체에 낙제점을 주지는 않으려 한다.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살펴보고, 아직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것이다.

한때 나는 큰 실패 앞에서 책을 썼다. 그때의 나는 훗날 그 이야기를 이렇게 웃으며 쓰게 될 줄 몰랐다.

그러니 오늘의 막막함에도 마지막 문장을 너무 서둘러 붙이지 말 일이다.

아직 다음 장이 남아 있다.


글/화술경영가 윤치영박사

#대전스피치 #대전스피치학원 #대전면접 #대전면접학원 #대전스피치교육 #대전스피치강의 #윤치영박사

9e225251c39508721dfc16cd0d02043c_1792628046_1559.jpg
 


hanbitinews@naver.com 

저작권 Ⓒ (한빛국제뉴스)무단전재 및 재 배포 금지

후원:(하나은행)702-911245-65807 예금주:한빛국제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