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감·촉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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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감·촉이 있는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면 이상하게 눈길이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별히 잘생긴 것도 아닙니다.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저 사람 뭔가 있다’는 느낌이 옵니다.
반대로 학벌도 좋고, 말도 잘하고, 옷도 잘 입었는데 이상하게 정이 안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그것을 끼·감·촉이라고 생각합니다. 끼가 있어야 눈에 띄고, 감이 있어야 상황을 읽고, 촉이 있어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원래 끼가 없어요.”
천만에요. 끼는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습니다.
1. 끼는 ‘나를 드러내는 힘’이다
제가 면접 코칭을 하다 보면 똑같은 질문을 해도 누구는 눈에 확 들어오고, 누구는 10초 만에 잊어버립니다.
“자기소개 한번 해보세요.”
한 사람은 말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성실함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회사에 기여하고 싶은 지원자 ○○○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들은 말입니다. 또 다른 사람은 자기 경험 하나를 꺼냅니다.
“저는 학교에서 발표를 가장 싫어하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발표를 피하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말조차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 되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발표에 도전했고, 지금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 이 사람 뭐지?’
관심이 생깁니다. 이것이 끼입니다. 끼란 요란하게 튀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2. 감은 ‘상황을 읽는 능력’이다
스피치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상황을 잘 읽는 사람이 강합니다. 강의를 하다 보면 앞줄에 앉아 있는 사람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런데 뒷줄을 보면 몇 사람이 시계를 봅니다. 이때 강사가 준비한 원고만 보고 계속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청중은 속으로 말합니다. “선생님, 재미없는 거 이제 저도 압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하면서 청중의 눈빛, 표정, 자세를 봅니다. 반응이 좋으면 조금 더 밀어붙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면 질문을 던지고, 웃음이 나오면 그 부분을 조금 더 살립니다. 이게 감입니다. 감이 좋은 사람은 상대방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끼어들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무엇을 말해야 하지?’보다
‘지금 상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지?’
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피치 교육에서 늘 이야기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스피치가 아니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알아채는 것이 스피치다.”
3. 촉은 ‘사람의 마음을 느끼는 능력’이다
촉이 좋은 사람은 설명하지 않아도 뭔가를 알아챕니다.
“오늘 무슨 일 있어?”
이 한마디에 상대가 깜짝 놀랍니다.
“어떻게 알았어요?”
얼굴에 써 있어서 알았을까요?
아닙니다. 평소와 다른 말투, 표정, 눈빛, 반응을 느낀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고객을 만나면 강합니다. 영업을 하는데 고객이 계속 “좋네요. 생각해볼게요.”라고 한다고 합시다. 촉이 없는 사람은 계속 설명합니다.
“이 제품이 얼마나 좋으냐 하면요…”
그런데 촉이 있는 사람은 멈춥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혹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으세요?”
그 순간 고객이 말합니다.
“사실 가격이 조금 부담돼서요.”
아! 이제부터 진짜 대화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촉은 상대의 마음속에 있는 ‘말하지 않은 말’을 알아채는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끼·감·촉은 어떻게 키울 것인가?
저는 세 가지를 권합니다.
첫째, 많이 만나십시오. 사람을 만나야 사람을 압니다. 책만 읽어서는 사람의 표정을 배울 수 없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부딪히고, 때로는 실수해야 합니다. 사람 공부가 최고의 인간 공부입니다.
둘째, 많이 관찰하십시오. 말보다 표정을 보십시오. “괜찮아요”라고 말하면서 얼굴이 괜찮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좋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몸은 뒤로 빠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만 듣지 말고 말과 몸의 차이를 보십시오.
셋째, 많이 반응하십시오. 끼·감·촉은 머릿속에서 공부한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길러집니다. 상대가 웃으면 같이 웃고, 상대가 놀라면 함께 놀라고, 상대가 고민하면 질문하고, 상대가 힘들어하면 잠시 말을 멈추십시오. 반응하는 사람이 결국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스피치를 ‘오감’이라고 가르칩니다
얼굴(Face), 눈(Eye), 목소리(Voice), 제스처(Gesture), 마음(Mind). 이 다섯 가지가 살아 있어야 말이 살아납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더하면 육감, 즉 영감입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상대를 보고, 듣고, 느끼고, 판단하고, 반응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감이 생깁니다.
“아, 지금 이 말을 하면 되겠구나.”
“아, 지금은 말을 줄여야겠구나.”
“아, 이 사람에게는 논리보다 공감이 먼저구나.”
이것이 바로 끼·감·촉입니다. 끼·감·촉은 사람을 살리는 힘이다
제가 개인코칭을 하다 보면 말 한마디에 사람이 달라지는 경우를 봅니다. 처음에는 눈도 잘 못 마주치고, 목소리도 작고, 자기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던 사람이 몇 번의 코칭을 거치면서 말이 달라집니다. 표정이 달라집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그러면 제가 묻습니다.
“요즘 어떠세요?”
그 사람이 웃으며 말합니다.
“선생님, 요즘 제가 저 같아요.”
저는 이 말이 참 좋습니다.
스피치를 가르쳤는데 말만 좋아진 것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스피치를 단순히 말을 잘하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딱 세 글자만 기억하십시오.
끼! 나만의 것을 보여주십시오.
감! 상황을 읽으십시오.
촉! 사람의 마음을 느끼십시오.
그리고 이것은 타고난 사람만 갖는 능력이 아닙니다. 많이 만나고,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반응하면 생깁니다. 말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사람을 잘 읽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러면 말은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왜냐하면 좋은 말은 머리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느끼는 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끼·감·촉이 살아 있는 사람, 그 사람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글/화술경영가 윤치영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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