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연착륙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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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연착륙 작전
정년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오히려 인생의 2막으로 넘어가는 착륙 지점이다. 비행기도 갑자기 엔진을 끄고 땅에 내려앉지 않는다.
속도를 줄이고, 고도를 낮추고, 방향을 잡으면서 부드럽게 착륙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정년했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활동을 멈춰버리면 삶은 연착륙이 아니라 급정거가 된다. 그래서 나는 정년을 앞둔 사람들에게 말한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괜찮지만, 활동까지 그만두지는 마십시오.”
의미 있는 활동, 경제적인 활동, 사회적인 활동은 계속되어야 한다. 돈을 많이 벌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감각, 내가 할 일이 있다는 감각,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중요하다.
정년 후에는 ‘시간 관리’보다 ‘시간 선택’이 중요하다. 젊을 때는 시간이 부족해서 사람을 가리지 못한다. 회사 사람 만나고, 거래처 만나고, 경조사 다니고, 각종 모임에 끌려 다닌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내가 앞으로 누구와 시간을 보낼 것인가?”
이 질문을 해야 한다. 인생의 시간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요즘은 사람 만나는 것도 피곤합니다.”
그래서 물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는데요?”
가만히 들어보니 만나기만 하면 남 욕하고, 세상 욕하고, 자식 걱정하고, 돈 걱정하고, 건강 걱정하는 사람들이었다. 두세 시간 만나고 돌아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 기운이 빠진다.
그럴 수밖에 없다. 사람도 환경이고, 감정도 전염되기 때문이다. 물론 힘든 사람을 외면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내 인생의 대부분을 부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과 보내면서 행복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행복한 사람 곁에 있어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나이가 들어도 얼굴에 생기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큰 부자가 아니다. 특별히 걱정이 없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데 만나면 재미있다.
“요즘 뭐 하세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있지요.”
눈빛이 살아 있다. 반대로 가진 것은 많은데 입만 열면 불평인 사람도 있다.
“세상이 왜 이래.”
“요즘 사람들은 왜 그래.”
“나라가 문제야.”
“자식들이 문제야.”
“돈이 문제야.”
그 사람에게 세상은 온통 문제투성이다. 문제는 그런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의 안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 후반전에는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행복한 사람, 긍정적인 사람, 자기 삶을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사람을 가까이하라. 그 사람에게서 돈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이다.
공간도 사람만큼 중요하다
정년 이후에는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느냐’도 중요하다. 시끄럽고 복잡하고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공간보다는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공간을 선택해야 한다. 나는 그래서 시간과 공간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와 만날 것인가? 어디에서 만날 것인가? 무엇을 하면서 만날 것인가?
이 세 가지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은퇴하면서 집에 들어앉았다. 처음에는 좋았다.
“이제 쉬어야지.”
그런데 한 달, 두 달 지나자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없어졌다. 사람 만날 일도 줄었다. 갈 곳도 없어졌다. 결국 TV를 보고, 휴대폰을 보고, 밥 먹고, 다시 TV를 본다. 몸은 편한데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할 일이 없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할 일이 있어서 행복한 사람도 많다.
인생 후반전에는 ‘버리는 기술’도 필요하다 젊을 때는 많이 가져야 한다. 사람도 많이 알고, 물건도 많이 가지고, 기회도 많이 잡아야 한다. 그러나 인생 후반전은 다르다.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중요하다.
불필요한 만남을 줄이고, 불필요한 걱정을 줄이고, 불필요한 욕심을 줄이고, 불필요한 공간과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내게 정말 중요한 것들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 젊을 때는 시간이 돈보다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돈보다 귀하다.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살 수 없다. 그러니 남은 시간을 아무에게나, 아무 곳에서나, 아무렇게나 써서는 안 된다.
인생은 ‘연착륙’해야 한다
정년 이후에도 작은 일이라도 좋다. 강의를 해도 좋고, 자문을 해도 좋고, 봉사를 해도 좋고,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것이다.
경제적 활동도 필요하다. 큰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사회적 활동도 필요하다.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인생 후반전까지 의무감으로만 살 필요는 없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며
가끔은 배꼽 잡고 웃어야 한다. 그게 인생의 연착륙이다. 정년은 내려가는 시간이 아니다. 속도를 바꾸는 시간이다. 직장에서 내려왔다고 인생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는 남이 정해준 시간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시간표로 살아가는 것이다.
누구와 시간을 보낼 것인가?
어디에서 시간을 보낼 것인가?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이 세 가지를 잘 선택하면 인생 후반전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 인생은 오래 사는 것보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러니 정년을 준비한다면 퇴직 준비만 하지 말고 인생 연착륙 작전부터 세워라.
일을 내려놓되 삶은 내려놓지 말 것.
사람을 줄이되 관계는 깊게 할 것.
공간을 바꾸되 에너지는 높일 것.
그리고 남은 인생은 의미와 재미로 채울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인생 연착륙’이다.
글/화술경영가 윤치영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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