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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설레게 하는 버킷리스트

윤치영 입력 2026.09.26 11:58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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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설레게 하는 버킷리스트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설렘이 사라질 때 늙는다고 생각한다. 요즘 나는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이뤄가는 재미에 빠져 있다.

“언젠가는 한번 해봐야지.”

마음속에만 넣어두었던 일을 실제로 하나씩 해보는 것이다. 내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는 패러글라이딩이었다. 작년 단양에서 드디어 하늘을 날았다. 비행시간은 약 8분 30초였다. 처음에는 솔직히 겁이 났다. 높은 산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뛰어가라니, 몸이 쉽게 움직이겠는가. 그런데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약 15초 동안 바람을 거슬러 앞만 보고 뛰는 것이다. 뛰고 또 뛰다 보면 어느 순간 발이 땅에서 떨어져 있다.

“어? 내가 지금 날고 있네?”

그 순간부터 두려움은 사라지고 감탄이 시작됐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면서 인생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가장 힘든 것은 시작하기 전이다. 막상 바람을 거슬러 몇 걸음 뛰고 나면 어느 순간 몸이 떠오른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렇게 말한다.

“날고 싶다면 먼저 뛰어라.”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는 큰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보는 것이었다. 강의는 평생 수도 없이 해봤지만 노래는 달랐다. 강의할 때는 내 생각과 경험을 말하면 된다. 하지만 노래는 음정도 있고 박자도 있고 가사도 있다. 더구나 내가 원했던 것은 앞에 가사가 나오는 모니터를 보며 부르는 노래가 아니었다. 큰 무대에 올라가 관객을 바라보며 노래 한 곡을 끝까지 불러보고 싶었다. 그 꿈이 남당항 대하축제장에서 이루어졌다. 많은 사람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아주 잘했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실제로 해봤다는 것이 중요했다.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또 하나 해냈구나.”

그 기분은 성공했다는 기분과 조금 다르다. 살아 있다는 느낌이다. 사람에게는 목표도 필요하지만 설렘이 더 필요하다. 버킷리스트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높은 산 정상에 올라보는 것도 좋고,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고, 100명 앞에서 원고 없이 강연해보는 것도 좋고, 버스킹 무대에서 노래 세 곡을 불러보는 것도 좋다.

나는 앞으로도 버킷리스트를 계속 만들 생각이다. 다음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는 토크콘서트다. 강연도 하고, 인생 이야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노래도 한 곡 부르는 무대다. 평생 해온 ‘말’과 새롭게 도전한 ‘노래’를 한 무대에 올려보고 싶다. 또 하나는 해외 트레킹이다. 새로운 길을 걸으며 새로운 풍경을 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 인생의 경험과 철학을 한 권의 책으로 남겨보고 싶다. 제목은 어쩌면 이렇게 될지도 모르겠다.

“평생현역, 아직도 버킷리스트가 남아 있다.”

그 책은 윤치영박사의 45번째 저서가 될 것이고 한빛국제뉴스 편저, 토크콘서트형식으로 춢판기념회를 준비할 것입니다.

버킷리스트의 좋은 점은 미래에 약속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이것을 해봐야지.”

이 생각 하나만 있어도 일상이 조금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버킷리스트를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버킷리스트란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설레기 위해 만드는 약속’이다.

패러글라이딩을 할 때도 그랬다. 바람을 거슬러 15초만 뛰면 몸이 뜬다.

인생도 그렇다. 망설이지 말고 몇 걸음만 뛰어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잘 부르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무대에 올라가 불렀다. 그랬더니 또 하나의 추억이 생겼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해보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갈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하나를 지울 때마다 새로운 버킷리스트가 하나씩 생긴다. 

그래서 좋다. 아직 해보고 싶은 일이 많다는 뜻이니까.

하늘도 한번 날아봤다. 큰 무대에서 노래도 불러봤다.

그러니 이제 또 무엇을 해볼까?

그 질문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조금 뛴다. 평생현역이라는 것은 일을 평생 한다는 뜻만은 아닐 것이다. 평생 새로운 것을 궁금해하고, 평생 한번 해보고 싶어 하고, 평생 도전하며 사는 것. 나는 그것이 진짜 평생현역이라고 생각한다.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이뤄가는 경험이 오늘도 나를 설레게 한다. 그리고 나는 또 다음 버킷리스트를 적는다.

“이번에는 무엇을 해볼까?”


글/화술경영가 윤치영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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