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현역시대 "십 분도 못 기다리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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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현역시대 "십 분도 못 기다리는 나에게"
오늘 독감 예방접종을 마쳤다. 접종 후 잠시 쉬었다 가라는 말을 들었다.
“그냥 가면 안 될까요?” “어지러울 수 있으니 십 분만 쉬었다 가세요.”
그 말을 듣고 자리에 앉다가 픽 웃었다. 내 안전을 위해 쉬라는 건데, 그 십 분조차 못 기다리고 움직이려는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뭐가 그리 바쁜 걸까. 일정표에 약속은 빼곡하게 적어놓으면서, 정작 나를 위한 쉼표 하나는 넣지 못했구나.
평소 강의할 때는 말에도 ‘포즈(Pause)’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잠깐 멈춰야 말에 힘이 실리고, 듣는 사람에게도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내 일상에는 포즈가 부족했다.
빨리빨리, 조급증, 서두름. 오래 몸에 밴 습관이 오늘도 나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평생현역으로 살고 싶다면 쉬는 시간도 내 일정으로 받아들여야겠다. 십 분 앉아 있는 동안 세상이 멈추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윤치영~~ 참 걱정스럽다. 남들에게는 여유를 말하면서, 자네는 십 분도 못 기다리나. 오늘은 잠깐 앉아 있게. 자네 몸이 쉬어가자고 하지 않는가.
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르고 병원을 나섰다.
점심을 먹으려고 태평동 소국밥집에 들어갔다. 국밥 한 그릇이면 빨리 먹고 다음 일정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새 또 ‘빨리’다. 십 분의 깨달음이 십 분을 못 갔다.
그런데 웬걸. 대기 손님이 있다. 여기서도 기다리란다.
병원에서는 몸을 위해 쉬었다 가라더니, 국밥집에서는 밥을 먹으려면 쉬었다 가란다. 오늘은 어딜 가나 나를 앉혀놓을 작정인가 보다.
알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말에도 포즈가 필요하고, 인생에도 쉼표가 필요하다지요.
그런데 하필 배고플 때까지….
젠장, 국밥도 나에게 여유를 가르친다.
글/화술경영가 윤치영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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