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사람끼리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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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사람끼리 만난다
화향백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
꽃향기는 백 리를 가고, 술 향기는 천 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고 했다.
YCY교육포럼 산악회에서 김범수 교수님과 여러 차례 동행했다. 함께 걷고, 이야기 나누고, 식사하다 보니 어느새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다. 사람 사이의 정이란 거창한 계기로 생기는 게 아니다.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 한쪽에 자리를 잡는다.
김 교수님에게는 법학자로서의 전문성과 사람 좋은 여유가 함께 있다. 법을 공부하고 가르친 분답게 생각은 깊고 말에는 신뢰가 묻어난다. 그러면서도 환하게 웃는 얼굴에는 친근함이 있다. 함께 있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고, 오래된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함도 느껴진다.
특전사 출신이라 그런지 산길에서도 체력과 순발력이 남다르다. 윤치영 박사가 젊은 날 가보지 못한 정치의 길을 먼저 걸어 보신 분이기도 하다. 대전 동구청장에 출마했던 경험을 뒤로하고, 정년퇴직 후에는 용전동에서 채소를 가꾸며 전원생활을 즐기고 계신다. 정치의 무대에서 흙을 일구는 삶으로. 길은 달라졌지만, 삶을 대하는 기운은 여전하다.
멋이 있어야 끌린다
음식은 맛이 있어야 다시 찾고, 사람은 멋이 있어야 다시 만나고 싶어진다. 멋은 옷차림이나 외모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명쾌한 말솜씨, 꾸밈없는 솔직함, 자기 분야에서 쌓아온 실력에서도 나온다.
실력도 한 가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력과 감성력, 체력이 어우러지면 든든하고, 거기에 재력까지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물론 마지막 말은 농담이다. 그래도 가끔은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다시 만나고 싶은 멋을 가진 사람일까?
이윤과 자존심을 바꾸지 않는다
살다 보면 달콤한 미끼가 눈앞에 놓일 때가 있다. 당장 이익이 될 것 같아도 덥석 물기 전에 한 번쯤 살펴야 한다. 그 선택이 내 양심과 자존심에 맞는지, 나중에 후회할 일은 아닌지 말이다.
이익이 있어도 정도가 아니라면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작은 이익을 따라가다가 더 큰 것을 잃는 것이 소탐대실이다. 김 교수님과 산길을 함께 걷다 보면, 사람의 멋은 무엇을 얻느냐보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서 드러난다는 생각이 든다.
책만큼 사람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세상을 배우고, 사람을 읽으면 삶을 배운다. 새로운 사람을 알아간다는 건 참 설레는 일이다. 그 사람의 관심사와 습관, 말투와 표정을 살피다 보면 그 사람만의 향기가 느껴진다.
이유를 다 설명하기 어려운데도 막무가내로 정이 가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진다. 외롭지 않은 느낌, 마음이 넉넉해지는 느낌. 그날은 주머니가 아니라 마음이 부자가 된 날이다.
사람이 길이고,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즐거움이다. 그래서 나는 책만큼 사람을 읽는 일이 재미있다.
김범수 교수님과의 만남이 반가운 것도 그 때문이다. 전문성은 단단하고 사람을 대하는 마음은 따뜻한 분. 꽃향기와 술 향기는 언젠가 옅어져도 사람의 향기는 오래 남는다.
끌리는 사람끼리 만나고, 정든 사람과 함께 걷는다.
그 만남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하는 또 하나의 향기다.
글/화술경영가 윤치영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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